근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희망 직무를 바꾸면서 관심을 갖게된 새 키워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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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몇가지 집중해야할 경험적 영역들이 있는데
당연하게도 그 중에 하나는 데이터 전문성이다.
데이터 간의 관계에 대해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상 보다는 보다 많은걸 알고 있어야 하는게 데이터 과학자이다.
가령 심플하게 물가라는 수치를 가지고 이야기 해보자.
이를 공급 측면에 여파로 볼것이냐, 수요 측면의 여파로 볼 것이냐, 만약 수요 측면이라면 통화정책 측면인가, 아니면 재정정책 측면인가, 민간 소비에 의한 것인가?
수치 이면에 놓인 관계들에 대해 통찰할 수 있어야 내 모델이 낸 결과가 안좋은게 자료 문제인지, 내 모델 문제인지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경제학 내용은 그다지 와닿지 않으니 이번에는 다른 예를 들어보자.
배달 시장에서 매겨지는 별점이 과연 배달 음식에 대한 평가 측도만을 의미할까?
" 맛은 그냥 치킨 맛인데 왜 비싼지 모르겠네요. " _ 별점 10점 매긴 댓글 중..
어떤 사람들은 별점 10점 주는 것을 기본적 예의라고 생각한다.
별점이 단순히 맛에 대한 평가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있어서 생계가 걸린 문제라는걸 알기 때문일 것이다.
때론 리뷰 이벤트에 나오는 서비스 메뉴를 받기 위해 별점 10점을 매기곤 한다.
따라서 추천 수를 단순히 음식 맛에 대한 평가 측도 라고 생각하고 모델을 돌렸다가는 당연하게도 적절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난 인문학이 좋다.
엥 갑자기 인문학이 왜 나오지 싶겠다.
“그렇다면 인간은 함께 있지만 모두가 같은 시간을 사는 건 아니네요... 같은 시대를 살고 있을 뿐 모두가 섞일 수 없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맞나요?” 보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기 탓인지 목이 잠겨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콜리가 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284쪽)
천선란 지음 (2020). <천개의 파랑>. 서울: 허블
군대 2년, 대학교 1학년, 취준기간 n년, 플랭크 3분, 기러기 가장의 자녀들과 통화하는 시간 1시간, ...
개개인이 느끼는 모든 1분이 같은 1분이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천개의 파랑에서는 화자를 사람이 아닌 로봇으로 두어 재미난 방식으로 사람을 "낯설게" 본 좋은 예다.
문학에서는 아예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이 존재합니다. 이는 일상화되어 친숙하거나 반복되어 참신하지 않은 사물이나 관념을 특수화하고 낯설게 하여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표현하는 것* 을 말합니다. 시인은 특유의 시선으로 세상 모든 것을 낯설게 보고 그것을 섬세하게 묘사하지요.
김나랑,"[테마가 있는 글 Ⅲ]세상을 낯설게 보는 돋보기: 인문학에 대하여", 법원사람들,2017년 5월 2일, url: https://www.scourt.go.kr/portal/gongbo/PeoplePopupView.work?gubun=33&seqNum=1748
서론이 길었지만, 하고 싶었던 말들은 다음과 같다.
사물을 낯설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사물이 가진 새로운 의미를 발견해낼 수 있다.
앞서 미처 언급하지 않았던 말들을 첨언하자면,
사물을 낯설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은 사물이 지닌 특별함을 발견해 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낯설게 바라볼 수 있어야, 과도한 몰입과 편견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물의 모습을 비로소 마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어떻게 해야 낯설게 볼 수 있을까.
1.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할 것 같다.
앞서 언급한 예와 같이 '낯설게 보기'가 가장 빈번하며 잘 쓰이는 곳이 인문학이다.
평소에 인문학 서적을 많이 읽어둬야 생각하는 힘도 길러진다.
2. 도메인에 집중해야한다.
오늘 마이데이터 사업에 관해 신문 스크랩을 하며 관련 있는 내용을 발견해, 이를 예로 쓰고자 한다.
지난 1월 금융위는 API 방식을 통해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을 전면 실시했다.
표준 API 방식으로 인해 조금의 기술력만 있다면 너도나도 뛰어들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현저히 많은 수요 또한 예상되었다. 그러나 늘어난 데이터 공급에 비해 기업들의 수요는 적었다. ( 여기서 수요란 기업들의 서비스 출시를 의미한다. ) 실상은 기존의 주요 금융, 증권사 한정으로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금융 채널을 운영 및 구축 해오던 회사들과 달리, 신규 기업들은 금융 도메인에 대한 지식과 기술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갖춰진 인프라가 있어도 곧바로 활용되지 못한 것이다.
또한 만약 도메인에 대한 지식과 분석 없이, 단순히 정보 제공 차원에서 마이 데이터 사업을 접근한다면. 기존의 오픈 뱅킹 서비스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고객은 달라진 서비스에 별 체감을 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위의 예를 통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통찰도 결국 도메인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처음에 언급한 경제학에서의 예시와 이어지는 내용임을 밝혀둔다.
p.s. 이하는 덧붙이는 글이다.
[ 알랭 드 보통, '동물원에 가기' 의 글로 '낯설게 보기' 개념 설명하기 ]
우리의 정신은 새로 조율된 레이더처럼 의식을 떠다니는 대상들을 포착한다. 마치 조용한 방에 라디오를 가져다놓는 것과 같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정적은 어떤 특정 주파수에서만 존재했던 것일 뿐, 그동안 우크라이나 바옹국에서 쏜 음파나 소형 콜택시 회사가 야간에 주절거리는 소리가 줄곧 방을 채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제 우리는 전에는 지나쳤던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하늘의 음영에, 한 사람의 얼굴의 변화무상함에, 친구의 위선에, 이전에는 우리가 슬픔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상황으로부터 밀려오는 축축하게 가라앉은 슬픔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2006). <동물원에 가기>. 영국: 펭귄 출판사
우리가 느꼈던 '정적'은 우리의 주관적 이해에 따른 감상이다.
그러나 낯설게 보기를 시도하면, 정적은 어떤 특정 주파수, 즉 다시말해 우리의 관념과 생각 속에서만 존재 하던 것이었고. 사실은 여러 음파와 소형 콜텍시 회사가 야간에 주절거리는 소리가 줄곧 방안을 채워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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